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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6-28 11:14
라스베이거스 모든 호텔이 학습현장…교과서는 덮어라
 글쓴이 : AAA 유학 …
조회 : 2,615  
◆상아탑 틀 깨는 세계의 대학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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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대 호텔경영학과 학생들의 수업 모습. 이 학교는 기업들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면 즉각 관련 학과 개설을 검토하고, 격주로 교과 과정을 재점검할 정도로 현장 위주 강의를 진행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대학 호텔경영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주디 앤더슨(3학년ㆍ컨벤션 전공). 그에게 방학은 `사치`다. 졸업 때까지 호텔 현장에서 실무경험 1000시간을 의무 이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가능한 미국 학생들의 근로시간은 주당 20시간(한 달 80시간). 산술적으로 일년 내내 호텔을 찾아다니며 일을 해야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앤더슨은 지난달 학교 인근 스트립 플라맹고 호텔에서 열린 광고판 전시회(Sign Expo)에서 참가자 등록업무를 담당했다. 참가자들이 도착했을 때 세미나장까지 밀리지 않게 안내하는 일도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일을 한 뒤 근무시간 확인표를 학교 측에 제출해야 한다.

학기 도중 수업과 인턴을 병행할 때는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그래서 방학이 의무 인턴시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앤더슨은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스트립의 모든 호텔 전체가 바로 나의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내 공부에는 학교와 기업, 이론과 응용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러리 부르스(4학년ㆍ식음료 전공)는 매일 아침 학교 2층 식당 `보이드 키친 홀`에서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호텔경영학 분야 최강자답게 식당 기자재는 최고 수준이다. 오후에는 호텔 식당을 견학(필드트립)한다. 호텔 요소요소에 포진한 걸출한 선배들이 `풋내기` 후배에게 최신 메뉴 경향을 생생하게 일러준다. 오후에는 플래닛 할리우드 호텔에서 쇼를 본 뒤 `호텔 엔터테인먼트` 수업 감상문을 제출해야 한다. 교수가 이 쇼의 담당 프로듀서인 덕분에 관람료도 공짜다. 그는 새벽 3시까지 감상문을 쓰다 잠들었다.

드물지만 끊임없는 수업-실습 고리에서 해방되는 날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의 날이다. 그렇다고 장소는 달라지지 않는다.

부르스는 "하루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만나는 곳도 호텔"이라며 "호텔은 나의 살아 있는 강의실이자 제2 캠퍼스"라고 말했다.

◆ 실무경험 없는 캠퍼스 생존 못해 =

실무 경험에 관한한 라스베이거스대는 미국에서 거의 독보적인 존재다. 모든 수업은 실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 세계 대형 호텔 14개 중 13개가 라스베이거스에 몰려 있으니 `제2 캠퍼스`는 천혜의 실습장인 셈이다. 이 정도면 학과 건물 입구에 내걸린 `(우리는) 세계 최대 실험실에서 공부한다`가 빈말이 아니다.

캠퍼스 내에서도 매일 크고 작은 실전행사가 열린다. 호텔이 주최하는 리셉션부터 지역 파티까지 다양하다. 여기서 조리, 안내, 서비스, 발레파킹 등 모든 것을 학생 스스로 힘으로 해낸다. 품평은 교수의 몫. 호텔업계 선배들도 개선점을 지적하며 살아 있는 훈수를 둔다. 이러면서 미래의 직장에서 이미 진출한 졸업생들과 돈독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여전히 실무와 동떨어져 있는 국내 대학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서울 A대학 관광 관련학과 커리큘럼을 보자. 이 학교 실무 현장교육은 길어야 두 달이다. 그나마 이 과정을 마치면 학교 측은 졸업논문을 면제해 준다. 의무사항도 아니니 인턴을 받기 귀찮으면 논문으로 떼우면 된다.

이 대학을 졸업한 B씨는 "인턴기간 두 달도 호텔 실무는커녕 복사 등 허드렛일만 하다 지나갔다"며 "회사 분위기만 살피다 돌아온다고 보면 정확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라스베이거스대는 여기에 안주하고 있지 않았다.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커리큘럼은 수시로 퇴출되고 새로운 과목으로 대체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기존의 호텔경영, 식음료 전공 외에 카지노와 컨벤션 전공은 최근 3년래 생겼다. 라스베이거스 사업 변화에 발 맞춰 스포츠경영 전공도 조만간 만들어진다.

메멋 얼럼 교수는 "지역 호텔은 학생들이 산 지식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졸업생을 데려갈 목적으로 장학금, 기부 등을 통해 학교 발전에 기여한다"며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즉시 투입 가능한 숙련된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기업이 요구하면 즉각 학과 개설 =

기자가 방문하기 며칠 전 라스베이거스 스파협회 관계자들이 호텔경영학과를 찾아왔다. 제임스 버서 교학담당 부학장의 말이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 스파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협회에서 스파 관련 수업을 개설해 달라고 요청했다. 협회 측은 수업 커리큘럼을 짜는 데 자문단을 구성해 직접 참여하겠다고 제의할 정도다. 현재 학교 측은 자격증을 줄 것인지 학위를 줄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고용자를 매료시킬 일류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학교의 목표일 만큼 지역 기업과 학교는 `사업파트너` 관계라는 게 버서 부학장의 자랑이다.

실전훈련을 방불케 하는 수업은 드렉셀대 생명의학공학과도 뒤지지 않는다. 이 학교 커리큘럼위원회는 1998년 이후 매월 두 번씩 열린다. 커리큘럼과 수업방식의 개혁을 위해서다. 교수는 물론 코업을 통해 지역 기업에서 실전훈련을 쌓은 학생도 참여해 개편 방향을 학교 측에 요구할 정도니 살아 있는 커리큘럼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학생과 교수가 의기투합한 결과다.

바누 오나랄 생명의학공학과 프로그램 디렉터는 "필라델피아는 미국 내 병원, 생명제약사 등의 집적도가 가장 높은 도시"라며 "이들 기업과 학교, 학생이 생태계처럼 맞물려 돌아가도록 학생과 교수진 그리고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개혁하는 일은 일종의 `의무(Must)`"라고 말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실무 투입이 즉시 가능한 이 같은 `재목`을 달라며 장사진을 친다. 전 세계 수많은 대학에서 특성화 대학들이 자신만의 분야에서 우뚝 설 수 있는 비결은 먼 곳에 있지도 복잡하지도 않았다.